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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 칼럼니스트의 스마트 워치 체험기 6편 — 몽블랑 서밋(Montblanc Summit)

1, 2019

김창규
시계 칼럼니스트

스위스 럭셔리 시계 브랜드 몽블랑

몽블랑은 1997년에 처음 시계를 발표했다. 신진 브랜드답지 않게 높은 완성도와 성공적인 디자인 덕택에 오랜 세월 쌓아 온 필기구 명가로서의 명성에 흠집을 내지 않고 브랜드의 확장에 성공했다. 몽블랑이 2008년에 인수한 시계 브랜드 미네르바는 스위스의 가장 유명한 크로노그래프 워치 제조사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었다. 인수 이후 몽블랑은 미네르바라는 이름 대신 빌르레 매뉴팩처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여기서는 하이엔드 워치 제조에 집중(레귤러 라인업은 르 로클 매뉴팩처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때부터 미네르바가 가진 150년 전통의 스위스 시계 제조 노하우를 완전히 흡수해 인하우스 매뉴팩처 워치 메이커(시계를 구성하는 외형적 요소와 무브먼트를 일컫는 내부적 요소를 모두 직접 생산하는 극소수의 브랜드를 인하우스 매뉴팩처 메이커라고 한다. 이는 전문 시계 브랜드 중에서도 매우 드물다)로 거듭났다. 때문에 몽블랑은 현재 전문 시계 제조사 중에서도 매우 높은 역량을 보여주며, 메이저 시계 제조사로 자리매김했다.

몽블랑 1858

몽블랑은 다양한 시계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1858은 1858년에 처음 문을 연 미네르바의 유산을 잇는다. 헤리티지적인 면을 추구한 것은 겉모습뿐만이 아니라서, 최상위 모델인 수동 크로노그래프 워치들은 미네르바 시절의 무브먼트 설계를 그대로 따른다. 완벽한 피니시와 제한된 생산량은 높은 가격(최신 모델 3746만원)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요를 발생시켰고, 시계 애호가들의 수집욕을 자극한다. 좌우 2 카운터와 모노푸셔 방식의 스타트/스톱 버튼, 캐서드럴 핸즈 등의 요소가 이 컬렉션의 특징이며, 로고 또한 빈티지 타입으로 새롭게 디자인해 새겨 넣었다. 스마트 워치 사용기에 기계식 시계에 대한 내용을 이렇게 길게 적은 것은 서밋의 디자인이 1858 수동 크로노그래프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클래식 디자인의 모던한 표현

LED 창에 보이는 다이얼의 그래픽은 1858 수동 크로노그래프의 모습 그대로다. 블랙 DLC 코팅한 것을 제외하면 케이스의 디자인도 같다. 크라운은 움직이지 않는 데다 기능이 없지만, 가운데 버튼이 하나 있다. 이것은 2017년 출시한 1858 수동 크로노그래프 브론즈 케이스 모델과 동일한 요소다. 일반적인 크로노그래프는 케이스 옆면 2시 방향에 스타트/스톱을 담당하는 버튼이, 4시 방향에 리셋 버튼이 달려 있는데, 이러한 크로노그래프는 스타트, 스톱, 리셋을 모두 하나의 버튼이 관장한다.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는 설계와 조립이 복잡한 고급 사양으로, 전통적인 하이엔드 메이커들에서 발견된다. 서밋 역시 이 버튼으로 대부분의 기능을 선택할 수 있는데, 그것이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의 사용 방법과 동일하다. 한마디로 기계식 시계 애호가들이 즐겁게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차원이 다른 피니시

이 칼럼을 연재하면서 5개의 스마트 워치를 사용해봤다. 하지만 그 어떤 시계도 케이스의 피니시 가 이 시계에 견줄 수 없을 만큼 서밋의 마감은 뛰어나다. 헤어 라인 가공은 균일하며, 폴리싱 면도 유려하게 빛난다. 서로 다른 면이 맞닿는 모서리도 말끔하다. 케이스에 입힌 블랙 코팅은 DLC 코팅이다. 블랙 코팅은 PVD 코팅과 DLC 두 가지가 있는데, DLC 코팅이 훨씬 비싸고, 긁힘에 강하다. 기계식 시계 시장에서는 200만원 이하의 시계에서 DLC 코팅은 찾기 어렵다. 그만큼 이 시계의 케이스 사양이 높다는 뜻이다. 이런 케이스조차 고급 시계를 기준으로 평가하면 평범한 케이스에 속한다. 하지만 스마트 워치 업계에서는 끝내주는 수준으로 여겨진다. 그만큼 케이스 피니싱은 고급 시계 브랜드의 전문 분야다. 앞서 테스트한 5개의 시계 가격을 모두 합친 것과 서밋 한 개의 가격이 비슷하지만, 고급 시계 브랜드가 브랜드 값으로만 비싼 돈을 받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부분이다.

총평

서밋은 스마트 디바이스로서의 기능도 빼어나다. 한 달 동안 써봐도 기능을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알림을 담당하는 진동은 매우 강력해서 단잠도 깨울 정도며, 충전은 빠르고 간편하다. 충전기까지도 고급스럽다. 하지만 터치 인식이 완벽하지 않은 것은 단점이다. 화면을 넘기기 위해 여러 번 손가락을 문질러야 인식할 때가 많다. 휴대전화와는 차이가 많이 난다. 휴대전화와 연결이 한 번 끊어지면, 자동으로 다시 연결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몽블랑은 시계 무브먼트뿐 아니라 가죽 스트랩도 직접 만드는 유일한 매뉴팩처다. 왜냐하면 레더 굿즈 컬렉션의 볼륨도 매우 커서 이탈리아에 가죽 공방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가죽 스트랩의 품질도 만족스럽다. 고급 시계 브랜드가 직접 판매하는 워치 스트랩의 가격으로는 매우 합리적(한 단계 아래급으로 평가받는 브랜드의 스트랩과 가격이 비슷하다)인데다 퀵 체인지 시스템을 적용해 교환도 편리하다. 스틸 브레이슬릿과 나토 스트랩, 러버 스트랩까지 정품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기계식 시계 애호가도 부끄럽지 않게 차고 다닐 수 있는 고급스러움이야말로 서밋의 가장 좋은 점으로 꼽고 싶다. 솔직히 말해 아직까지 자랑스레 차고 다닐 수 있는 스마트 워치 체험은 서밋이 유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