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TIME - 무료 워치페이스 메이커
스마트워치 사용자의 필수 앱!

설치

워치 칼럼니스트의 스마트 워치 체험기 3편 — 소니 웨나(Sony Wena)

9, 2018

김창규
워치 컬럼니스트

애플에게만 친절한 스마트 워치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애플과 안드로이드로 양분화되어 있는 것과 달리, 일본은 애플의 아이폰으로 대동단결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소니가 출시한 스마트 워치 웨나는 내 갤럭시 S9와 스마트하지 않게도 연결되지 않았다. 자료를 뒤져보니 구글 플레이 일본에서만 어플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웨나의 차별점은 일본에서 전자 화폐 결제 시스템을 제공한다는 것인데, 금융 사고 방지를 위한 목적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난 아내가 사용하는 아이폰을 빌려다 연결해 몇 시간 정도밖에 체험하지 못했다.

일본의, 일본에 의한, 일본을 위한 스마트 워치

케이스에 동봉된 매뉴얼에는 일본어만 적혀있다. 수출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는 내수용 제품이라는 게 분명해졌다. 시계의 만듦새가 준수해서 그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 일본 굴지의 시계 제조사인 시티즌이 시계 부분을 생산 대행했다고 한다. 웨나의 스마트 워치 기능은 브레이슬릿 버클에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계 부분 생산을 보다 전문적인 시티즌에 맡긴 것은 매우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디자인을 소니가 한 이 시계는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다. 어두운 회색 다이얼에 인덱스와 크로노그래프 핸즈를 밝은 회색으로 처리하고, 시간 표시 핸즈에 블랙을 적용해 시계의 존재 목적인 시간 표시의 표현력을 극악으로 설정한 것. 크로노그래프는 부수적인 기능이니 그럴 수 있다고 쳐도 시간에 관한 핸즈만큼은 실버나 화이트 컬러를 적용해 시인성을 높였어야만 했다. 덕분에 난 소니가 이 시계를 개발할 때 시계 전문가에게 의견을 묻지 않았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이러한 다이얼과 핸즈의 컬러 조합은 시계 전문가라면 반드시 짚고 넘어갔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계는 시티즌의 자회사인 무브먼트 메이커 미요타의 크로노그래프 쿼츠 칼리버 0S20로 구동한다. 이 무브먼트는 크로노그래프 푸셔의 스타트와 리셋 기능 작동 시 ‘딱’하고 걸리는 분명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스톱 기능 작동 시 그 어떤 느낌도 전달하지 않는 결함을 지녔다. 이것을 결함이라고까지 표현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크로노그래프는 조작감이 떨어져 정확한 제어를 하지 못하는 경우 그만큼의 측정 오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1초 동안 스톱 기능이 정상 작동했는지, 하지 않았는지를 촉감으로 느낄 수 없는 이러한 무브먼트는 크로노그래프로서 실격이다. 이런 걸 만들어낸 미요타, 그러한 결함을 인식하지 못한 소니 모두 큰 실수를 한 셈이다. 참고로 미요타에는 훨씬 뛰어난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다양하게 찾을 수 있다. 결국 소니가 어떤 부분에서 제조 단가를 낮췄는지 쉽게 찾을 수 있다.

몇 가지 소소한 장점

결국 이 사용기는 웨나의 단점에 대한 리포트가 되고 말았지만, 애써 찾은 장점도 소수 존재한다. 앞서 말한 (일본에서의) 전자 화폐 결제 기능과 브레이슬릿의 높은 호환성이다. 러그 사이즈 22mm로 다양한 빅 사이즈 워치(시계 업계의 표준은 20mm)와 결합 가능한 브레이슬릿은 도구 없이 시계에 결합 및 분리할 수 있는 최신식 핀을 적용했다. 간단히 브레이슬릿을 웨나로 교체하면 그 시계가 무엇이든지 간에 스마트 워치의 기능들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여기서 또 한 번 소니의 실수가 드러난다. 웨나 브레이슬릿의 마감은 50만원 이하 가격의 시계들에서 볼 수 있는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200만원 이상 가격대의 고급 시계와 러그 사이즈만 맞고, 마감 품질은 맞지 않는다. 같은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라도 표면 광택이 전혀 다르게 보인다는 얘기다. 이것은 시계 애호가라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애플 워치가 뛰어난 마감 덕택에 에르메스 가죽 스트랩의 완벽한 피니시와도 멋지게 어우러지는 것과 매우 상반된다. 다만 충전기를 스마트폰의 충전 단자처럼 꽂는 게 아니라 빨래집게 모양의 집게형 충전기로 집는 것은 칭찬할 만하다. 충전을 위한 그 어떤 단자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이것은 다른 제품에 비해 디자인적으로 우월해 보인다. 다만 정확한 홈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게 또 다른 단점이다.

* 이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Wena Wrist Silver 밴드와 Chronograph Silver 헤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