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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뽐내지 않고 잔소리 없는 스마트워치 — 파슬 Q 익스플로리스트(Fossil Q Explorist)

5, 2018

최필식
IT 칼럼니스트

‘그냥 기웃거리다 말겠지…’

‘패션 공룡’ 파슬(Fossil)의 스마트워치 시장에 대한 첫 도전장이었던 파슬 Q 파운더(Fossil Q Founder)에서 이보다 더 나은 결론에 도달할 수는 없었다. 프로세서, 메모리, 디스플레이를 둥글고 딱딱한 틀 안에 가뒀을 뿐인 디지털 제품에서 파슬의 영혼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으니까. 비록 급성장하는 웨어러블에 초조했던 인텔의 부추김에 새로운 영역에 목말랐던 파슬의 맞장구로 내놓은 첫 제품이라고 해도, 스마트워치의 미래에 파슬을 계속 볼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의 씨앗은 심지 못한 것이다.

최근 새로운 파슬 제품을 접하기 전까지 파슬 Q 파운더로 인해 파슬 스마트워치에 대한 기대의 싹을 틔우지 못한 게 벌써 3년이나 흘렀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더 놀랐던 점은 아직도 파슬이 스마트워치 시장의 현역으로 뛰면서 3년 전 편견을 심었던 썩은 씨앗을 대신할 신선한 씨앗 같은 제품을 내놓았다는 점이다. 파슬 Q 익스플로리스트(Fossil Q Explorist)가 3년 전의 생각이 틀렸음을 인정하게 만든 파슬의 3세대 스마트워치다.

보자마자 미끼를 물었어!

마치 돌아갈 것처럼 생겼다. 아니, 제발 돌려보라고 유혹하는 듯했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만듦새를 보면서 돌리고 싶은 욕구를 숨길 수 없다. 하지만 막상 엄지와 검지를 벌려 잡은 파슬 Q 익스플로리스트(이하 Q 익스플로리스트)의 46mm 테두리는 꿈쩍도 안했다. 고장난 게 아니냐고? 물론 아니다. 나는 그저 미끼를 물었을 뿐. 화면을 둘러싸고 있는 톱니바퀴 모양의 테두리를 말이다.

아마도 톱니 바퀴 모양의 가장자리를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결정적 이유는 기어 S3의 학습 효과 때문일 게다. 톱니 베젤을 가진 스마트워치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이 마치 톱니 바퀴처럼 빙글빙글 돌리는 재미니 말이다. 하지만 Q 익스플로리스트는 그런 재미는 없다. 그래서 당부하노니, 여러분은 그 미끼를 물지 마시라.

그럼에도 흥미로운 점은 이 시계를 보며 기어 S3로 착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톱니라는 유사성에 살짝 의심할 뿐, 인덱스와 타키미터 베젤을 없앤 까닭에 화면 둘레가 매끈하다. 억지로 아웃도어용 손목 시계처럼 흉내를 내려하지도 않았다. 그저 빌딩 숲을 거닐어야 하는 이들의 삶에 맞도록 복잡성을 배제했다. 가죽 시계줄을 포함한 무게는 76g. 약간 묵직하지만, 빌딩 숲 속을 사는 이들의 손목에 피곤을 쌓이게 할 정도는 아니다.

파슬 Q 익스플로리스트와 기어 S3 프론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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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 디자인의 모범

개인적으로 웨어OS(A.K.A 안드로이드웨어) 기반 스마트워치들을 그리 탐탁치 않아했던 이유는 용두(Crown)의 모양과 느낌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다. 용두의 기능성을 강화한 것은 운영체제의 몫이라고 볼 때 만듦새와 기계적인 느낌을 살리는 것은 전적으로 제조사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용두에 제대로 집중한 제조사는 별로 없었다.
아마도 그런 불만을 가득 품고 있는 필자에게 Q 익스플로리스트의 용두는 그나마 좋은 사례 중 하나다. 대각선이 아니라 3시 방향에 정확히 자리를 잡았고, 두텁고 단단한 만듦새는 오래된 아날로그 시계의 느낌을 담아 냈다. 무엇보다 용두를 돌릴 때 아무런 느낌 없이 돌아가는 다른 스마트워치를 경험했다면 적당한 힘을 주도록 저항감을 살린 이 용두는 매우 흡족할 것이다.

그렇다고 Q 익스플로리스트의 용두가 100% 마음에 쏙 든다는 말은 아니다. 여전히 기존 시계에 비하면 약한 기계적 감성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용두를 돌릴 때의 ‘딸깍딸깍’ 대는 느낌과 용두를 누를 때 ‘똑똑’ 끊어지는 느낌까지 살린 것은 아니라서다. 심지어 용두 위아래에 있는 두 개의 크로노 버튼은 ‘똑똑’ 끊어지는 느낌을 살려 놓은 터다. 하나의 본체에서 버튼에 대한 상대적인 느낌을 확인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용두에서 그 사소한 경험이 통일되지 않은 것은 너무 아쉽다.

더구나 모든 앱이나 인터페이스에서 용두를 이용한 화면 스크롤이 다 되는 것은 아니다. 홈 화면을 제외한 영역에서 용두의 역할이 오락가락이다. 이는 웨어OS의 일관성에 대한 문제라고 볼 수 있지만, 운영체제와 장치를 분리해서 판단하지 않는 이용자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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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으로 괴롭히지 않는다

Q 익스플로리스트를 쓰다 보면 다른 스마트워치와 다른 점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 시계는 주인을 괴롭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자에 오래 앉아 있어도 일어나라 소리 한번 안하고, 오늘 운동량을 요약해 주는 것조차 없다. 굳이 수영할 때 차라고 하지 않고, 잠을 잘 자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가끔 연동된 스마트폰으로 오는 전화와 문자, SNS 알림을 잘 배달할 뿐, 나의 행동을 제어하는 것에는 전혀 관심 없어 보인다. 덕분에 나는 Q 익스플로리스트를 쓰는 동안 아주 평온한 일상을 보낼 수 있었다.

어쩌면 몸을 좀 움직이라는 스마트워치의 잔소리에 순응했던 이들의 입장에서 이게 무슨 스마트워치냐 할 수도 있다. 그 흔한(?) 심박 센서 하나 넣지 않아 건강 관리에도 쓸 수 없고 GPS도 없으니 위치 관련 앱을 실행해도 제대로 쓰기 어렵다. IP67 방수 등급을 얻었으나 이 시계를 차고 수영하라고 권하고 싶진 않다. 그나마 피트니스 트래커로 얼마나 걸었는지 체크하고, 4GB의 넉넉한 저장 공간에 웨어 OS용 앱을 직접 설치해 능력을 확장할 수는 있을 뿐, 목록으로 늘어 놓아야 할 정도의 기본 기능들을 Q 익스플로리스트에선 찾기 어렵다.

아마도 좋은 재주를 앞세운 스마트 디바이스의 지나친 간섭에 짜증 한번 내 본 이들이라면 기본기를 없애 잔소리를 줄인 Q 익스플로리스트는 반가운 제품일 것이다. 하지만 기능 중심의 스마트워치를 고르려는 이들에게 이 스마트워치는 명백한 경계선을 치고 있다. 물론 상대적으로 기능이 적은 것은 안타깝다. 솔직히 너무 적다. 그렇기에 장점은 분명하다. 스마트 디바이스의 괴롭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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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시계 화면, 여유있는 배터리

그나마 Q 익스플로리스트 부족한 기본기에 대한 아쉬움을 쉽게 지울 수 있던 또 다른 이유는 다채로운 시계 화면 덕분이다. Q 익스플로리스트는 웨어 OS의 기본 시계 화면 대신 파슬 상표를 또렷하게 새겨 넣은 시계 화면을 제공한다. Q 익스플로리스트의 시계 화면은 모두 35개. 무엇보다 454×454 픽셀의 1.4인치 화면에서 맵시를 살리기 위해 파슬의 워치 페이스에 들인 공은 상당해 보인다.

아마도 그런 노력이 기본 시계의 독창성을 높인 이유일 것이다. 시침의 모양, 디지털 시계의 형태, 캐릭터 적용 등 패션 기업의 톡톡 튀는 특기를 반영한 덕에 고르는 재미는 쏠쏠하다. 시계 화면이 주는 재미는 고르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용자가 각 시계의 색상와 배경을 직접 지정할 수 있어서다. 이용자는 커스터마이징한 시계 화면을 포실 Q 앱의 내 스타일에 저장해 놓으면 언제든 저장해 놓은 시계 화면으로 쉽게 전환할 수도 있다.

하루를 기준으로 쓸 때 Q 익스플로리스트의 배터리 시간은 걱정을 덜어도 될 듯하다. 물론 얼마나 자주 시계를 쓰는가에 따라 배터리 시간은 달라지지만, 항상 시계 화면을 켠 채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 늦게 퇴근하더라도 재충전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배터리가 15% 남아 자동으로 배터리 절약 모드로 전환된 뒤에는 알림을 받지 못하지만, 8시간 가깝게 시간을 확인하는 시계로써 이용하는 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재충전 없이 이틀은 분명히 무리인 것은 틀림 없다.

다만 충전에 유의할 점이 있다. Q 익스플로러의 충전은 휴대하기 쉽도록 USB 케이블에 연결된 100원 동전 크기의 자석식 무선 충전 패드와 결합하면 된다. 문제는 USB 어댑터의 전력 값이 맞지 않으면 충전이 매우 느릴 수 있다는 점이다. 5V, 2A 충전기를 쓰면 1시간에 30% 정도 충전하나 5V, 1.5A 어댑터에선 거의 충전이 되지 않는다. 충전이 되지 않을 땐 충전 어댑터를 의심하길…

패션 기업의 DNA

솔직히 말해 Q 익스플로러는 다른 스마트워치보다 편하게 말할 수 있다. 평가해야 할 기능이나 성능이 별로 없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슬의 3세대 스마트워치 ‘Q 익스플로리스트’는 어떻게 다른 스마트워치라는 점을 살펴보게 만드는 묘한 끌림이 있다. ‘패션 기업의 DNA를 스마트워치에 어떻게 입혀야 하는가?’라는 단 하나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고 있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그 답은 완벽하지 않다. 언제 완벽한 답을 내놓을 지 알 수도 없다. 단지 Q 익스플로리스트는 올바른 방향으로 답을 찾아가고 있다는 믿음의 메시지를 담았을 뿐이다. 그것 만으로 충분하다. 3년 전 음각된 편견을 이렇게 말끔하게 지운 힘을 어떻게 무시할 수 있겠는가?

장점

단점